‘정독’과 ‘메모’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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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E-책을 통한 글쓰기 _ <6>가장 효율적인 독서법
독서신문
[독서신문] 재즈는 클래식만큼이나 듣기 어려운 음악이다. 한때 재즈 열풍이 분 적 있으나 거품이 사라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재즈는 단시간 내 몰아치는 열풍일 수 없다. 대중가요만 듣던 이가 전혀 다른 리듬과 패턴을 가진 장르를 곧바로 좋아하기란 쉽지 않다.
재즈 바람이 불기 전 일이다. 지인으로부터 재즈 곡 하나를 추천받았다.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이었다. 유명한 팝송을 재즈로 편곡한 곡이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서 차 안에서 들었다. 재즈란 장르가 그렇듯, 처음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운전까지 방해했다. 하지만 추천해준 사람의 성의를 봐서 틈 날 때마다 들었다. 그 뒤 한 1년쯤 지났을까. 어느 날 그 연주곡을 다시 들었다. 놀랍게도 곡이 들렸다.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가슴깊이 파고들었다. 흥겹고 신났다. 새로운 세계의 문 하나가 열린 것이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책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다.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 해도, 여전히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기 마련이다. 책을 읽진 않지만, 책은 읽고 싶고, 읽어야 한다고 느낀다. 그로 인해 독서법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독서법에 관한 하나의 답은 다산(정약용)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내가 수년 이래로 자못 독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저 읽기만 하면 비록 하루에 천 번 백 번 읽는다 해도 안 읽은 것과 같다. 무릇 독서란 매번 한 글자라도 뜻이 분명치 않은 곳과 만나면 모름지기 널리 고증하고 자세히 살펴 그 근원을 얻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차례차례 설명하여 글로 짓는 것을 날마다 일과로 삼아라. 이렇게 하면 한 종류의 책을 읽어도 겉으로 백 종류의 책을 함께 들여다보게 될 뿐 아니라, 본래 읽던 책의 의미도 분명하게 꿰뚫어 알 수가 있으니 이 점을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정독과 메모가 필수다. 그러나 책에 따라 이 방법의 쓰임새는 다르다. 다산은 같은 책을 통해 '세상에 보탬이 안 되는 책을 읽을 때는 구름 가고 물 흐르듯 해도 괜찮다'고 한발 물러섰다. 다시 말해, 정독은 '좋은 책'에 해당된다. 다산 정약용의 해박한 지식을 총망라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이야말로 그렇게 봐야할 책이다.
다음은 속독이다. 독서법 뒤에 감초처럼 따라붙는 이 속독의 첫째 조건은 몰입이다. 책을 공부하듯 보는 일이다. 몰입하기 위해선 정해진 시간 안에 책을 다 읽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속독의 두 번째 조건은 독해력이다. 책을 소화할 수 있는 지식이 있어야 빨리 책을 읽을 수 있다. 각 분야의 기초적인 책을 읽어놓으면, 갈수록 속도가 붙는다.
필자는 웬만한 책은 1~2시간에 읽는다. 그 이유는 '선택과 집중'이다. 무엇보다 독서에 방해를 받지 않는 공간을 선택한다. 최고의 장소는 역시 도서관이다. 또한 한 주제의 책을 쌓아놓고 집중적으로 읽는다. 이렇게 하면 엄청나게 많은 책을 소화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선택할까. 독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재미에서 시작된다. 먼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게 좋다. 따라서 지금부터 남들이 읽고 좋았다는 책 리스트를 만들자, 그런 다음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선'을 본다. 이리저리 뜯어보며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책을 덥석, 충동적으로 주문하는 버릇은 그리 좋지 않다. 그렇게 고른 책이 성에 안차면 독서 의욕에 영향을 끼친다. 책을 부분적으로 읽어 본 뒤 정말 괜찮으면 돈 주고 산다. 책 한 권을 이렇게 구입하면 애지중지 하게 된다. 처음부터 책과 사랑에 빠지긴 어렵다. 그러나 꾸준히 인내를 갖고 만나다 보면 어느덧 습관이 된다.
/ 임정섭(서평 사이트 <북데일리> 대표, 『글쓰기 훈련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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